퇴행성관절염의 증상
뼈와 뼈 사이의 완충 역할을 담당하는 연골이 닳아 얇아지게 되면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좀 더 진행되면 연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뼈의 끝부분이 가시처럼 뾰족하게 자란다. 그 결과 통증에 의한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돕기 위해 윤활액이 많이 나와 관절이 붓게 된다. 즉, 관절의 약화에 의해 발생한 기능 저하를 보상하기 위해 증가된 윤활액과 염증물질 등으로 염증, 통증, 관절의 종창 등이 갈수록 심해지게 된다.
한의학적으로 보면,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 약해지고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진액이 줄어들면서 진액의 빈자리에 노폐물인 담음(痰飮)이 들어차서 발생하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담음의 증상으로는 팔다리가 두루 아프고(留飮之證四肢歷節風), 오래되면 관절이 어긋나게 된다(久則令人骨節蹉跌).”고 설명하고 있다. 원래 퇴행성관절염은 연골이 닳아서 생기는 비염증성 관절염이지만, 연골이 심하게 닳아 뼈와 뼈가 부딪히면서 염증이 동반되면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고 관절을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지게 된다.
퇴행성관절염은 손의 관절을 제외하고는 주로 비대칭적으로 발생하며 무릎관절, 엉덩이관절, 손가락관절, 허리관절, 목관절 등에 잘 발생한다. 그 외의 부위는 외상이 있거나 직업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발병은 일반적으로 서서히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관절이 뻣뻣하다고 호소하다가 점차적으로 통증이 나타나곤 한다. 이 통증은 활동을 하면 악화되고 쉬면 호전되는데, 특히 하루 일과가 끝날 즈음 혹은 한밤중에 심해져서 수면을 방해할 수도 있다. 또한 춥고 습기가 많은 날씨에 악화되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체중의 부하를 많이 받는 부위를 중심으로 운동장애와 관절의 변형이 초래되고 운동 시 ‘삐걱’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직립(直立)을 하면서부터였다. 직립을 통해 네발짐승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많은 것들이 가능해졌지만, 무릎이 받아야 하는 과부하는 어쩔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걸을 때도 무릎관절이 받아야 하는 하중은 체중의 2배가 되고, 심지어 뛸 때는 4~5배나 된다. 성인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무릎연골이 닳기 시작하고 퇴행성관절염이 소리 없이 진행 중이라는 말이 과장은 아니다.
이처럼 퇴행성관절염은 무릎관절에서 잘 일어나는 것이 특징적이다. 하지만 아래 [퇴행성관절염의 자가진단]에 소개된 여러 증상은 무릎관절 외의 부위에도 해당된다. 이 예에 단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 중이거나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자가진단을 통해 조금이라도 퇴행성관절염이 의심스럽다면 ‘다스리기’를 다룬 2부를 신중하게 읽기 바란다. 초기인 경우에는 운동과 교질이 풍부한 음식의 섭취만으로도 충분히 고칠 수 있으니까 말이다.
퇴행성관절염의 자가진단
다음은 퇴행성관절염을 자가진단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 처음 걷기 시작할 때 무릎이 아프다가 조금 걷다 보면 통증이 줄어든다.
-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
-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아프다.
- 무릎이 잘 구부러지지 않는다.
- 무릎이 가끔 붓는다.
- 앉았다가 일어설 때 무릎이 아프다.
- 차렷 자세로 서면 무릎과 무릎 사이에 주먹 하나 이상 벌어진다.
- 많이 걸은 후 무릎 통증이 2~3일 간 지속된다.
- 관절이 붓고 아프며 뼈가 튀어나온 듯하다.
- 아침에 관절이 뻣뻣하다. 하지만 5분 정도 지나면 풀어진다.
- 손가락 끝마디가 아프고 옆으로 틀어진다.
- 오래 앉았다가 일어나거나 걷기 시작할 때 엉덩이관절이 아프다.
- 날씨가 춥거나 저기압일 때 팔다리가 쑤신다.
체크 하나 : 향후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체크 둘~다섯 : 초기 퇴행성관절염으로, 일상생활에서 관절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체크 여섯 이상 : 퇴행성관절염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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