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믿어야 한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존재로 삼라만상을 낳고 기르고 다시 거두어간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자연이 스스로 그러한 생명을 부여한다. 생명에서 생(生)이란 탄생하는 것이고 명(命)이란 정해진 목숨이다. 자연은 실수가 없는 조물주(造物主)이다. 인간의 정상적인 명(命), 즉 수명은 100세가 넘으므로 인체는 당연히 100세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능을 갖고 태어난다는 얘기다.
인체는 100년 이상의 세월을 잘 견딜 수 있게 정교하게 프로그래밍된 생체 컴퓨터이다. 몸은 단순하게 늙어만 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연령대에 맞추어 적응하며 변화할 따름이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변화는 노화가 아니라 적응(adaptation)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노화나 노화로 인한 질환은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멈추게 만들 수도 있고 극복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100세 이전에는 노화가 없다. 노화가 아니라 약화된 것이다. 몸을 믿고 다시 강화시키면 된다.
퇴행성관절염은 흔히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노인성 질환이라고 한다. 노인에게 나타난다고? 일단 그렇다고 해두자. 그러면 노인은 몇 살쯤 되어야 노인이라 부를 수 있는가? 적어도 100세는 넘어야 된다. 100세 이전의 퇴행성 변화는 모두 망령되게 늙은 망작노(妄作老)일 뿐이니까 말이다.
그리하여 퇴행성관절염은 노화가 아니라 약화라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약해진 마디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바로 퇴행성관절염을 이기는 왕도이다.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관절 주위의 연조직을 튼튼하게 만들며, 뼈와 연조직을 덮어주는 근육을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을 다스리는 해답이다. 이제 나이가 들어 퇴행성관절염이 생겼다는 잘못된 선입관은 버리도록 하자. 그전에 노인이라 여기며 자포자기하는 마음밭부터 고치자. 마음이 이팔청춘이듯 몸도 마음먹기에 따라 바꿀 수 있다. 그리하여 관절이 약해지고 관절통이 발생하면 다음과 같이 생각하기로 하자.
관절이 아프다.
→ 관절을 믿는다.(관절은 100년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었으니까!)
→ 관절은 단지 약해졌거나 손상되었다.(손상도 약해져서 온다!)
→ 다시 튼튼하도록 복구시켜야 한다.
→ 운동을 한다.
→ 관절에 유익한 음식과 한약을 복용한다.
지하철을 타거나 버스를 타면 앉으려고 하지 말자. 다리의 근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번갈아가며 다리에 힘을 주어 근력을 키우도록 하자. 노약자석은 병약자석일 뿐이다. 활기차고 멋진 노년을 위해서는 대접받으려 해도 안 된다.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7, 80대 젊은이들은 비록 연골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그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관절 주변의 연조직과 근력이 튼튼하니 아무런 통증 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둘러보면 108배 절을 통해 관절의 건강을 찾은 분들, 자전거타기나 물속에서 근력을 강화시키는 아쿠아헬스 등 관절을 튼튼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운동으로 젊음을 찾은 분들은 한두 명이 아니다.
이때 운동을 하면서 관절에 유익한 음식이나 약을 섭취하면 더욱 좋다. 관절의 연조직 성분은 교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교질이 줄어드는 것은 관절 약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양은냄비에 구멍이 났을 때 양은으로 때우듯, 교질(膠質)의 각종 식품들은 관절 주변의 연조직뿐만 아니라 골질도 채워주면서 뼈까지 튼튼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또한 녹각교, 구판교, 별갑교, 와우교, 홍화교, 우슬교 등 음식보다 빠른 시일 내에 관절과 뼈를 보강하는 훌륭한 명약(名藥)들도 많다.
교질의 식품들은 지금으로부터 2, 30년 전만 하더라도 경제적인 이유로 잘 섭취하지 못했던 음식들이다. 당시만 해도 고깃국은 명절에나 먹을 수 있는 집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마당에 교제(膠劑)가 들어간 한약을 처방받기란 쉽지 않은 노릇이었다. 이미 한의학에서 보법을 통해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훌륭한 치료법을 갖고 있었지만, 그러한 치료법을 시행할 사회경제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터였다.
다행히 오늘날은 교질이 풍부한 음식과 교제를 마음껏 쓸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퇴행성관절염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하고 이상적인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